폭력 앞에 굽히지 않았으나 군주에 따라 삼대 운명 엇갈려
세종대의 명재상 허조(許稠, 1369~1439)는 아들 허후(許詡)의 승진을 축하하는 사람들 틈에서 홀로 근심 어린 빛을 띄웠다. 훗날 조광조는 "세종께서 일세(一世)의 다스림을 이룬 것은 황희·허조를 정승으로 삼은 때문"이라고 했고, 정조(正祖)는 "세종의 황희와 허조는 당 태종의 방현령(房玄齡)과 두여회(杜如晦)"라고 하였다. "정직한 사람은 친하기 어렵고 아첨하고 간사한 사람은 합하기 쉬우니, 밝게 살피시어 군자는 나오게 하고 소인은 물러가게 하소서".(단종 즉위년) 단종 1년 10월 이른바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대군이 김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