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푸'라는 말을 가려쓰자.》나는 예전부터 '한푸'라는 단어가 개념이 정의되지 않은 신조어임을 말해왔다. 그리고 중국의 전통 복식을 표현하는 말로 '한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차라리 '중국 복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했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한푸부흥운동가들이 말하는 한푸의 정의는 '한족 만의 고유 의상' 혹은 '한족이 입어온 역대 복식들' 이나, 실상은(청나라를 제외한) 중국사에 등장하는 모든 국가의 복식을 한푸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한족의 복식만을 뜻하는 의미로 한푸라는 말을 사용하려면, 다른 민족의 복식을 왜 '한족 복식'에 포함하는 것인지 그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또 청나라 시기 만주족 영향을 받은 한족 복식은 한푸에서 제외하면서, 선비•거란•여진•몽골•고려의 영향을 받은 복식은 왜 한푸에 포함시키는 지, 그 모순도 설명해야 한다.
최근에는 한푸라는 단어가 한국 내에서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다. 한국 인터넷 백과사전 중 하나인 나무위키의 문서틀을 보면, 한푸라는 용어를 한복과 대등한 개념처럼 보이듯이 표제로 달아놓았는데, 이는 적절치 않은 표기다.
이는 중국의 문화공정이나 중화민족 대가정론(중국내 모든 민족을 하나의 민족인 중화민족으로 동화시키려는 논리)을 도와주는 꼴이며, 중국 복식을 이해하는 데 방해만 될 표기라고 생각한다.
한푸부흥운동가들은 한푸를 '한족만의 전통 복식'을 의미하는 단어로 만들고자 하고, 그렇게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설정한 범주에는 한족 외 다른 민족의 복식은 물론이요 고조선, 고구려, 발해와 같은 우리 민족의 복식도 포함 되어 있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단어를 굳이 수입해서 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한중 양국의 복식학계에서도 정의되지 않은 이 '한푸'라는 단어의 사용을 재고하고 쓰지 않기를 권하는 바이다.
(저는 한푸의 개념을 '2000년대 초,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시작된 전통주의 패션 양식' 정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의견으로 생각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