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가 플랫폼이랑 콘텐츠 계약하다 이건 죽쒀서 개주는 거라고 억울해한 ssul. 나도 지금 갑의 입장에서 도착한 유리한 계약서를 이런 조항 넣어달라/빼달라 하면서 크리에이터로서 자괴감이 들어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1/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강의 컨셉, 목차, 애셋 등이 모두 크리에이터에 머리 속에서 나온 거라 할지라도 저작권을 플랫폼에 넘겨야 한다. 이게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계약서에 써있다. 여기서 플랫폼사가 컨텐츠에 밸류애드를 해주는 건 없다는 것. 하다못해 촬영/편집이라든지, 기획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든지 하는 것이 없었다. 왜 저작권을 넘겨야하는지에 대한 설득이 없다.
2/ 약정 기간으로 묶는 연습생 같은 계약
이렇게 저작권을 넘기는 순간 다른 플랫폼에서 같은 콘텐츠로 활동을 하지 못한다. 거기다가 그 계약은 대부분 2~3년 약정이 걸려있다. 그러나 최소 수익도 개런티해주지 않는다. 팔아보다 안되면 방치. 그런데 계약이 묶여있어서 다른 곳에서 활동 못함. 그 흔한 연습생 노예 계약 패턴이 이런 느낌인가 싶다.
3/ 계약서의 협상 가능성
콘텐츠를 다 준비하고 나서야 플랫폼 측에서 본인들 유리하게 짜여진 계약서가 도착한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계약서를 수정할 수 있는 협상력이 떨어진다. 메가 크리에이터가 아닌 이상 누가 따로 돈을 내고 법무 상담을 받겠는가? 구글링 좀 하다 찝찝하지만 계약서에 싸인을 하게 된다.
4/ 죽쒀서 개주면 당연히 열심히 하지 않는다.
이런 불공정한 계약 조건이 있는 이상, 크리에이터들은 절대 좋은 컨텐츠를 플랫폼에 오픈하려고 하지 않는다. 친구에게 맛보기 클래스만 여기에서 런칭하고, 여기서 적당히 고객정보 수집할 수 있는 퍼널 만들어서 플랫폼 없이 자가 런칭하라고 권유했다.
5/ 돌아오는 것은 직원들의 현타
MD들도 일하다가 현타가 온다. 작은 상품 하나 내는데도 크리에이터의 사수 마냥 이것저것 첨삭해주고, 매출로 임팩트도 안나 보인다. 결국 유명인빨 내세울 수 있는 상품을 꾸린다. 유명인들한텐 일방적으로 계약조건을 후려치지 못한다. 거대한 마케팅 비용과 함께 적자 내며 상품 팔고 분수효과가 펼쳐지길 바라지만 그런 상황은 행복회로일 뿐이다.
6/ 직원을 늘려야만 성장한다면?
분수효과가 일어나려면 양질의 SKU들이 첨벙첨벙 깔려있어야 하는데, 앞서 말했듯 이렇게 불리한 조건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좋은 창작물은 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대표가 직원들에게 매출을 쪼아보지만, 직원들은 매출 내려면 사람이나 뽑아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거래액 규모가 높아질수록 계속 직원 채용하기에 정신이 없다. 적자가 도통 메꿔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 마켓플레이스냐? 커머스냐?
이런 대목에서 플랫폼의 장기적 비전도 확인해볼 수 있다. 대부분 우버 for X, 에어비앤비 for X 같은 마켓플레이스 모델을 꿈꾼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하고 있는 일은 물건 싸게 떼와서, 매운맛으로 광고 제작하고, 마진 붙여서 파는 전형적인 커머스 구조이다.
8/ 적자보며 사업하는 플랫폼의 사정
크리에이터인 동시에 스타트업을 액셀러레이팅 하는 역할도 하기에... 스타트업이 초기에 다들 적자내면서 사업 운영하는 상황인데, 크리에이터가 막상 내 프로덕트에서 크고, 경쟁사로 가지고 튈까봐 우려스럽고 모 그런 불안한 마음도 다 공감한다. 친구에게 소개해준 그 회사도 내가 아는 기업이라, 얘네만 유독 악덕한게 아니라 업계 관행이 그렇더라고 편들어 준 부분도 있고...
9/ 교묘하게 속이지 말고, 대승적인 판을 짜자
그럼에도 크리에이터들의 저작권이 당연히 빼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경쟁사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으면, 교묘하게 강제하는 것이 아닌 크리에이터에게 공정한 우대조건을 제시했으면 한다. 정말로 에어비앤비 같은 마켓플레이스를 꿈 꾼다면, 크리에이터들이 진짜 내거를 만든다는 생각이 들게끔 플랫폼을 설계해야 한다.
"나 당신이랑 일하고 싶은데!!! 나랑만 일해줄 수 있어요? 아직 가진게 없어서 줄 수 있는게 이거 밖에 없소!!! 한번 같이 투더문 해볼래요?!!!"
페이스북 김수진님 포스팅입니다
1/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강의 컨셉, 목차, 애셋 등이 모두 크리에이터에 머리 속에서 나온 거라 할지라도 저작권을 플랫폼에 넘겨야 한다. 이게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계약서에 써있다. 여기서 플랫폼사가 컨텐츠에 밸류애드를 해주는 건 없다는 것. 하다못해 촬영/편집이라든지, 기획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든지 하는 것이 없었다. 왜 저작권을 넘겨야하는지에 대한 설득이 없다.
2/ 약정 기간으로 묶는 연습생 같은 계약
이렇게 저작권을 넘기는 순간 다른 플랫폼에서 같은 콘텐츠로 활동을 하지 못한다. 거기다가 그 계약은 대부분 2~3년 약정이 걸려있다. 그러나 최소 수익도 개런티해주지 않는다. 팔아보다 안되면 방치. 그런데 계약이 묶여있어서 다른 곳에서 활동 못함. 그 흔한 연습생 노예 계약 패턴이 이런 느낌인가 싶다.
3/ 계약서의 협상 가능성
콘텐츠를 다 준비하고 나서야 플랫폼 측에서 본인들 유리하게 짜여진 계약서가 도착한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계약서를 수정할 수 있는 협상력이 떨어진다. 메가 크리에이터가 아닌 이상 누가 따로 돈을 내고 법무 상담을 받겠는가? 구글링 좀 하다 찝찝하지만 계약서에 싸인을 하게 된다.
4/ 죽쒀서 개주면 당연히 열심히 하지 않는다.
이런 불공정한 계약 조건이 있는 이상, 크리에이터들은 절대 좋은 컨텐츠를 플랫폼에 오픈하려고 하지 않는다. 친구에게 맛보기 클래스만 여기에서 런칭하고, 여기서 적당히 고객정보 수집할 수 있는 퍼널 만들어서 플랫폼 없이 자가 런칭하라고 권유했다.
5/ 돌아오는 것은 직원들의 현타
MD들도 일하다가 현타가 온다. 작은 상품 하나 내는데도 크리에이터의 사수 마냥 이것저것 첨삭해주고, 매출로 임팩트도 안나 보인다. 결국 유명인빨 내세울 수 있는 상품을 꾸린다. 유명인들한텐 일방적으로 계약조건을 후려치지 못한다. 거대한 마케팅 비용과 함께 적자 내며 상품 팔고 분수효과가 펼쳐지길 바라지만 그런 상황은 행복회로일 뿐이다.
6/ 직원을 늘려야만 성장한다면?
분수효과가 일어나려면 양질의 SKU들이 첨벙첨벙 깔려있어야 하는데, 앞서 말했듯 이렇게 불리한 조건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좋은 창작물은 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대표가 직원들에게 매출을 쪼아보지만, 직원들은 매출 내려면 사람이나 뽑아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거래액 규모가 높아질수록 계속 직원 채용하기에 정신이 없다. 적자가 도통 메꿔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 마켓플레이스냐? 커머스냐?
이런 대목에서 플랫폼의 장기적 비전도 확인해볼 수 있다. 대부분 우버 for X, 에어비앤비 for X 같은 마켓플레이스 모델을 꿈꾼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하고 있는 일은 물건 싸게 떼와서, 매운맛으로 광고 제작하고, 마진 붙여서 파는 전형적인 커머스 구조이다.
8/ 적자보며 사업하는 플랫폼의 사정
크리에이터인 동시에 스타트업을 액셀러레이팅 하는 역할도 하기에... 스타트업이 초기에 다들 적자내면서 사업 운영하는 상황인데, 크리에이터가 막상 내 프로덕트에서 크고, 경쟁사로 가지고 튈까봐 우려스럽고 모 그런 불안한 마음도 다 공감한다. 친구에게 소개해준 그 회사도 내가 아는 기업이라, 얘네만 유독 악덕한게 아니라 업계 관행이 그렇더라고 편들어 준 부분도 있고...
9/ 교묘하게 속이지 말고, 대승적인 판을 짜자
그럼에도 크리에이터들의 저작권이 당연히 빼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경쟁사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으면, 교묘하게 강제하는 것이 아닌 크리에이터에게 공정한 우대조건을 제시했으면 한다. 정말로 에어비앤비 같은 마켓플레이스를 꿈 꾼다면, 크리에이터들이 진짜 내거를 만든다는 생각이 들게끔 플랫폼을 설계해야 한다.
"나 당신이랑 일하고 싶은데!!! 나랑만 일해줄 수 있어요? 아직 가진게 없어서 줄 수 있는게 이거 밖에 없소!!! 한번 같이 투더문 해볼래요?!!!"
페이스북 김수진님 포스팅입니다